잉어의 소원

멀고도 먼 옛날 삼척의 수리골이란 마을에는 다정하게 살고 있는 부부가 있었다. 그날도 부부는 낮에 많은 일을 하여 깊은 잠을 자고 있는데 꿈을 꾸었다. 그 어부는 고기를 잡으려고 어깨에 그물을 메고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난데없이 사람의 키만한 커다란 잉어가 물가에서 꼬리를 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어부는 하도 이상하여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 잉어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어부님, 제발 제 소원 좀 들어주세요. 저는 이 호수가 너무 작아서 살지 못 하겠어요. 제발 저를 저 바위 아래에 놓아다 주세요.” 
하며 애원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슬프게 애원하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보니 아주 이상한 꿈이었다. 그의 아내도 같은 꿈을 꾸었다 하였다. 
그 호수가 있는 쪽에 가보니, 그곳에는 꿈에서 보았던 커다란 잉어가 꼬리를 치며 흐느껴 울고 있는 것이다. 부부는 꿈에서 애원하던 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서 그만 그 잉어의 머리를 쳐서 죽이고 말았다. 그러자 호수는 온통 피바다로 변하고 하늘은 하얗게 변하더니 오색 구름을 타고 아리따운 선녀들이 내려와 그 잉어의 시체를 들고 서서히 승천하는 것이었다. 
잉어를 무참히 죽인 어부와 그의 아내는 한참 동안 놀라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아주 늠름한 왕자가 내려오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제가 바로 그 큰 잉어였습니다. 어부님께서 제말을 들으셔서 저를 큰 바위 아래에 놓아주셨으면 복을 받을 것이었으나 저를 죽였기에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며 슬픈 눈물을 흘리며 하늘로 올라갔다. 그 다음 해 이날, 어부가 그 잉어가 죽었던 자리를 무심코 지나다가 벼락에 맞아 죽었고 그의 아내는 시름시름 병을 앓아 오다가 외로이 죽어 갔다고 한다.

페이지담당 :
문화홍보실 ( 전화번호 : 033-570-3225 )
최종수정일 :
2021-06-01 16:36:04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평가:

바로가기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