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잠신(烏金簪神)과 백두옹(白頭翁)

삼척의 주민들은 천 년 동안〈오금잠烏金簪;검은 금비녀>를 두랑당(지금의 성내동 천주교 본당 자리)에 모셔 놓고 5월 단오를 중심으로 4월 초순부터 시작하여 단오절 3일까지는 작은 제사를 올리고 단오 전 3일부터는 큰제사를 올렸으니 무려 한달 동안 행사가 계속되었다. 
또한 마을이나 가정에 어떤 행사가 닥쳐오면, 먼저〈오금잠신>에게 고한 연후에 행하였다. 제사 의식은 무당이 굿으로 행했다. 무당은 사당 밑에 거주하면서 행사 때마다 사당에 올라가 춤과 굿으로 집행하였다. 민간인들의 민속적인 유희와 오락이 가미된 하나의 민속 신앙이다.

신체(神?)는 금비녀(오금잠)이다. 여조의 왕의 유물로, 1천 년 동안 전해지고 있다 했으니 조선 중기까지는 6-700년밖에 안된다. 그래서 고려 태조의 왕의 비녀(왕관이 벗어지지 않도록 관에 끈을 꿰어 머리에 꽂는 물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는 삼척지방을 개척한〈실직국의 왕〉의 것이거나, 많은 영향력을 끼친 인물의 것으로 보아진다. 
이〈오금잠제>는 조선 중엽 관에 의해 폐지된 후, 오금잠신은 백두옹(白頭翁)이라 하여 태백산 신령으로 변하여 주민들의 길흉을 좌우한다 하여 그 영향은 컸다.
〈오금잠제>에 관한 문헌 자료는 다음과 같다. 

<오금잠에 제사를 한다. 고을 사람이 잠(簪)을 작은 함에 담아 관아 동쪽 모퉁이 나무 밑에 감추었다가 단옷날이면 끄집어내고 제물을 갖추어 제사를 한 다음 이튿날 도로 감춘다. 전해 오는 말에는 고려 태조 때 물건이라 하나 제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예전부터 전해 오는 일이므로 관에서도 금단하지 않는다.‘신중동국여지승람’44권 삼척도호부 풍속조에 실려있는 오금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읍에는 금비녀 한 벌이 있다. 신라 시대부터 전해 오는 것인데 잘 봉함하여 성황사에 넣어두고 주민들이 신명과 같이 신봉하고 있다. 마을에 어떤 행사가 있으면 반드시 먼저 고한 후에 행사를 하게 되는데, 이때 무당은 그 밑에서 그 행사날에 춤을 추며 굿을 하는데 옛날 복희신농씨가 하던 풍속과 같았다. 이러한 풍속이 아주 오래되어 세상을 현혹함에 아주 심하여 그 폐단을 없애기 어렵게 되었다.〉 
<선생(金孝元)은 개탄한 나머지 금지시킬 방법으로 선비 몇 사람과 힘센 장정 몇 사람을 불러서 요사를 때려부수고 금비녀와 옷을 불에 태워 버렸다. 남녀노소가 소리 지르며 모여들어 재앙의 걱정을 하며 소동을 벌렸다. 선생은 의연한 자세로 사당을 청소한 후, 성황 위패를 써서 사당에 놓고 관복을 정제하여 친히 제사를 올리니 바라보던 사람들은 무서워서 몸을 소스라치면서도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척주지' 김종언, 말곡면조에 기록이다. 선조 8년 (1575) 성암 김효원이 삼척부사로 왔을 때의 사건이다. 같은 내용의 기사로 '척주선생안'은 다음과 같다. 
<본부에는 예로부터 금비녀가 있었는데 이것이 요사를 부리면 재난이 닥쳐오게 되므로 주민들이 신봉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특히 혼사를 치르는 집에는 부득이 비단옷을 마련하여 입히는데(木像인 듯?)그 형상이 아주 커서 시신과 같았다. 공이(金孝元) 그 형상을 끌어내어 불에 태우고 성황위판을 써 붙여서 제사를 올렸다. 이로부터 이 지방이 평온하게 되었다.〉 
<오금잠제>가 금지된 후, 김효원이 전출한 후 다시 오금잠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고, 임진왜란 때 없어 졌다가 다시 만들어 제사하였는데, 효종4년에 전엉황 부사사 금지시킨 것으로 보아 여러 차례 관에서 금지시켰다. 그 이후〈오금잠제>는 구전으로 전래할 뿐 그 실체는 알 수 없다. 

<오금잠제>가 금지된 후 이 곳〈백두옹>이라는 민속을 만들었다.〈척주지>에〈백두옹은 태백의 신령인데 이 백두옹이 길흉을 마음대로 좌우할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숭상한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오금잠신이 태백산 산중에 들어가 백두옹이 되었다. 
오금잠신에서 1천여년 민간 신앙으로 내려오다가 관의 금지에 의해〈오금잠신>은 태백산으로 들어가 백두옹으로 변하여 민간신앙은 계속 이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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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1-06-01 16: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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