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암(瑞?岩)

옛 삼척군 북평읍 쇄운리(朝雲里) 설운골 입구 취병산 서쪽 백월산 중턱 바위골 앞에 큰 바위가 있다. 구전 설화에 의하면‘서구’라는 노파가 이 바위 위에 앉아〈나는 귀신의 영혼이라>라고 빙자하면서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혔다고 한다. 그는 미래를 예언하고 수십리 밖에서 일어 나는 우발 사고까지도 알아내며 자기를 희롱만 하면 해를 끼치는 일이 허다하다고 했다. 손을 모아 무엇인가 기도하면 병을 일으켜 인근 부락의 어린애들이 천연두 홍역 등 열병에 걸려 죽게 했다. 눈을 번쩍이며 돌을 잡아 주무르면 흙과 같이 가루가 되고 아무리 단단한 물건도 주물러 반죽하였다는데 지금도 암석상에 손가락 흔적이 있다. 일설에는 여우가 늙어 괴물과 같은 인간으로 화신하여 이같은 장난을 하였다고도 한다. 

옛날에는 이 길이 정선군을 거쳐 한양으로 통하는 큰 길로서 사림들의 내왕이 빈번했으나 이로 인하여 끊어지다시피 되었다. 상인들은 수 십 명 떼를 지어 소나 재물을 많이 바치면 무사히 통과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해를 입혔다 한다. 사람과 말이 걷지 못하도록 발이 땅바닥에 붙어 몇 시간 후에 죽게 하는 흉악한 장난을 하는 고로 관의 힘으로도 막지 못하였다. 노파는 때로는 여우나 고양이로 둔갑도 할 줄 아는 마녀였다. 
어떤 때는 요염한 여인이 되어 사람을 홀리고 숫처녀에게 약을 먹여 아이를 배게 하기도 했다. 또 밴 아이를 감쪽같이 떼기도 하고, 간부에게 마력을 주기도 하는 반면 그들을 임포덴트로 만드는 기름도 만들 줄 알았다. 생김새도 산발에 낚시 코에 기다랗게 앙상한 손톱을 지녔다 한다. 

서구는 그 뱃속에 든 담력을 준다는 명분 아래 교간을 일 삼았다. 그 마녀가 교간하고 싶은 사나이가 그의 처와 성교하면 그의 손톱으로 바위를 긁으며 질투하였다니 그 질투의 크기는 바위에 난 손톱자국으로 입증된 것으로 믿었다. 이 요녀 때문에 이 마을의 모든것, 화복 생사로부터 섹스에 이르는 모든 것이 이 악마성에 말려 들어갔다. 이즈음 마성에 걸려든 쇄운리 일대의 마을을 구제하는 영웅이 탄생하였다. 출전의 효자인 최진후(崔鎭厚)와 힘의 장사요 덕망이 높고 문학가인 김면이다. 둘은 의논하기를〈이러한 요물의 장난으로 주민과 행인을 괴롭히니 군자의 부끄러움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하고 수 십 명의 장정을 동원하여 마녀를 끌어내었다. 마녀를 꾸짓고 태형을 가하는 한편, 머리를 3백군데 나 쑥뜸을 떴다. 마녀 서구는 말하기를 〈출천의 효자분이 벌을 주니 반항치 않고 달게 받겠다>하며 드디어 정신을 잃고 며칠 후에 죽었다 한다. 
또는 머리카락(음모) 세개를 뽑았다고도 하고 동리의 방아 공이를 떼다가 음부에 박았더니 희희닥거리면서 죽었다고도 했다. 

이 마녀의 살해에서 나타난 쑥뜸 3백번, 머리카락 3개, 방아 공이 성교 및 꼬리 절단 등은 모두 민속학에서 충분히 다른 유래와 실례를 유추시킬 수 있는 근거 있는 수법인 것이다. 그리고 이 고장에는 서구암을 지날 때마다 마녀 서구와 악몽을 씻은 영웅들의 이름만이 오늘날까지 남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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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1-06-01 16: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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