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작성일
2015-08-14 11:10:37.833
작성자
한○○
조회수 :
1257
2009년 8월에 친구들(사내만 4명)과 7번 국도를 타고 포항을 거쳐 강릉, 속초, 양양, 공성 등 강원도를 여행했습니다. 그 이후로 매년 8월이면 배만 잔뜩 나온 중년의 사내들이 2박 3일 또는 1박 2일 집을 나서곤 합니다. 사내들끼리 만의 여행이라 좀 재미없을 거라 생각이드시죠?
 그렇습니다. 사실 보통의 시선으로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면 시시하고 째째(?)하고 재미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술도 마지시 않구요, 보통 소주 1병, 맥주 캔 6개를 준비해 가서 캔맥주 3개를 마시고 나머지는 남겨오거나 숙소에 선물(?)로 남겨두고 오기 일쑤이니까요. 그 흔한 노래방도 가지 않습니다. 가끔 야시장(자갈치시장 등등)에 나가 맥주 한잔 정도 하는 게 다입니다. 참, 심심하죠?
 그렇지 않답니다. 다니면서 문화재나 관광지를 들여다보는 시선에는 친구들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거든요. 그 시선을 함께 합치면 참 재미있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여자애들처럼 수다를 떨거나 다투기도 하고 삐지기도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여행의 즐거움도 느끼고 사내들의 우정도 자꾸자꾸만 깊어져 간답니다.
 2015년 여행은 다시 한 번 강원도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춘천~동해~삼척을 여행하자고 우겼습니다. 그런데 숙소를 정하지 못했지 뭡니까. 사실 인터넷도 잘 못해서 숙소를 미리 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결국 숙소는 현장에서 정하기로 했답니다.
 8월 6일, 제가 동경하던 춘천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군 생활을 강원도 화천에서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왠지 강원도가 더 정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춘천에서는 어찌어찌하여 겨우겨우 펜션을 구했답니다. 그런데 의암호수변의 멋진 펜션이 있지 뭡니까. 너무나 좋았답니다. 새벽녘에는 의암호수변을 산책도하고 강원도의 청정한 산소도 욕심도 많게 마구마구 들이마셨답니다.
 둘째 날 동해를 거쳐 삼척에 도착했습니다. 저의 예상대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려움에 봉착했답니다. 맹방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하고 숙소를 잡을 것인지, 숙소를 잡고 해수욕을 할 것인지? 옷을 바꿔 입고 씻는 문제가 있으므로 숙소를 먼저 정하기로 했습니다. 아, 그런데 여기저기 수소문해보고 전화를 해봐도 없지 뭡니까? 당황하고 황당해 하다가 삼척시청 관광과에 도움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따르르릉…ㅋ, 목소리 예쁘네요. 통화하다보니 얼굴도 예쁠 것 같은 여직원이 전화를 받는 겁니다. 좀, 지루하지만 길게 이야기하면서 에어컨이 있는 펜션을 좀 소개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지금은 성수기라 펜션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너무 비싸게 숙박비를 주라고 하니 그곳 보다는 민박이 좋겠다며,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막‘ 소개해 주시는 겁니다.
 민박을 소개 받고도 그놈의 에어컨이 있어야겠기에 그 뒤로 모텔도 알아보고 펜션도 알아보고 했는데 모두다 예약이 되어있다는 겁니다. 하는 수 없이 삼척 죽서루를 관람한 뒤에 소개 받은 민박 주인장에게 전화를 했답니다. 근데, 이게 뭡니까? 강원도 사람들의 목소리는 좀 촌스러운데(요건 저의 사견입니다, 오해마시길...ㅎ) 이렇게 상냥해도 됩니까? 아무튼, 좀 미안한 생각이들어 빵집에서 작은 선물로 빵 한 봉지를 사들고 민박집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친구들도 이구동성으로 모방송 프로그램인 ‘삼시새끼’에 나오는 집 같다며 만족해 합니다. 근데,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삼척시청 여직원의 친절함과 민박 주인장의 상냥함에 더해 강원도 인심이 가득했습니다. 감자를 씻어놓고 깻잎과 고추를 따 놓고, 주방에서는 강냉이가 익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그 뒤로는 어땠을지 짐작이 가시죠?
 마당에 놓인 평상에서 삼겹살을 구워 저녁식사를 하고, 삶아진 강냉이도 먹고, 주인장의 커피도 슬쩍하여 한잔씩 타 먹고, 야심한 밤에는 맹방 해변을 산책도 하고…
 고급진 것에만 익숙해진 우리들 기준으로 본다면 사실 에어컨도 없고 그렇다고 아주 깔끔한 숙소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것보다는 여태 편안한 여행만을 고집했던 우리에게는 여행의 참맛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고맙습니다. 친절한 삼척시청 여직원 선민선님?(주인장에게서 들은 이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삼척시 문화해설사이자 민박 주인장 김미자님, 그리고 원더플 강원도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자세히 우리나라 강원도를 구석구석 여행하고 싶습니다.

두서없이 4명의 중녀 사내들을 대표해서 올립니다.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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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10: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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